제천 가는 길은 멀기만 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었던 도시였다. 제천에서 30분만 더 가면 강원도라고 했다. 강원도라고 하니 그 거리가 실감이 났다. 도착해 보니 어두운 밤이었다. 기온은 차가워 몸을 움츠리게 했다. 나는 제천 장례식장에서 몸부림을 치며 울었다. 아무것도 입에 넣을 수 없을 만큼 기진맥진했었다. 입관식에서 본 망자는 곱게 화장해 생전처럼 평온한 모습 그대로였다. 주머니도 없는 삼베옷으로 차려입고, 평생 종종거렸던 발은 삼베 꽃버선 신고, 손 덮개를 씌운 손은 가슴 위에 얹고 잠자듯 누워있었다. 향년 64세 생애를 마감하고 먼저 가는 올케언니를 어떻게든 붙들고만 싶었다. 올케언니와 가족으로 살아온 세월이 40년이나 되었으니 그 정을 못 잊어 몸부림치는 것만은 아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