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193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미래교육신문 최서윤기고]

“위로는 단지 뜨거운 인간애와 따뜻한 제스처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이 나를 위로할 수는 없다. 더 과감히 말하면, 위로받는다는 것은 이해받는다는 것이고, 이해란 곧 정확한 인식과 다른 것이 아니므로, 위로란 곧 인식이며 인식이 곧 위로다. 정확히 인식한 책만 정확히 위로할 수 있다.” 이 책은 신형철 선생님이 쓴 책으로 슬픔을 공부해서 슬픔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사람은 자기 자신을 가장 사랑하면서도 끊임없이 무언가 의지할 곳을 찾는 것 같다. 나 또한 나를 믿지만 무언가 불안하고 외로울 때 누군가로부터 위로받고 싶어진다. 내가 엄마에게 위로받고 싶을 때, 엄마는 대부분 나를 위로하고 격려해주지만 나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실 때가 있다. 그래서 나는 위 문장은 ..

기고 2022.03.23

폐차장[미래교육신문 김미수필]

우리 마을에서 얼마쯤 걷다 보면 폐차장이 있다. 주인으로부터 버림받고 차량 번호도 없이 빈 몸체만 있었다. 김 한 장 틈도 없이 빼꼭히 세워져 있는 모습이라니. 어떤 차는 험하게 일그러진 차도 있었지만, 그런 차는 이미 사망 선고를 받아 제2의 장소로 떠나버렸다. 폐차장 공터에 차들은 다른 활용을 위해 모아 놓은 것 같았다. 이름도 사라졌고 원래의 차량 색깔도 빛이 바래 윤기라고는 없었다. 영혼이 빠져나간 듯 멍한 채였다. 예전에 주인으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았을 때의 흔적은 찾을 길이 없었다. 주인의 사랑을 받을 때는 온갖 장식을 하는가 하면 남의 눈에 험해 보일까 봐 왁스까지 칠해 윤을 냈을 것이다. 나도 차를 처음 갖게 되었을 때는 온 정성을 다했다. 먼지를 뒤집어쓴 차는 세차를 하고 나면 내 몸을 ..

기고 2022.03.23

선택이 아닌 의무! 차량용 소화기[미래교육신문 이동근기고]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차량화재 건수는 4,558건이고, 2021년 차량화재 건수는 총 4,530건으로 보고되었다. 비록 2020년에 비해 2021년에는 차량 화재 건수가 줄어들었지만 해마다 4,000건 이상의 차량화재가 발생하고 있는 시점이다. 이처럼 차량화재가 발생했을 시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차량용소화기를 구비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차량용 소화기를 구매할 때는 ‘자동차 겸용’표기가 붙어있는지 꼭 확인을 하고 구매를 해야 한다. 차량용 소화기의 위력은 크기에 상관없이 화재가 발생했을 시에 화재를 초기 진화 또는 소방관이 도착하는 전에 화재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위력을 가지고 있는 소화설비이다. 차량용 소화기 위치에 관해 국민권익위원회에서는 운전자가 손에 닿는 ..

기고 2022.02.23

보리굴비와 교육자[미래교육신문 최성광기고]

나는 보리굴비를 좋아한다. 좋아하는 것을 넘어 사랑한다. 기름지면서 고소하고, 짭조름하면서 바삭하고 딱딱한 식감이 일품이다. 얼음 띄운 차가운 녹찻물에 밥을 말아 결대로 찢어 놓은 보리굴비 한 점씩을 입안에 넣으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기분이 든다. 보리굴비는 조리 과정이 복잡하고 오랜 시간 공력을 들여야 완성되는 음식이라 자주 먹지는 못하지만, 먹을 때마다 행복감을 주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음식 중 하나이다. 나는 보리굴비를 먹을 때 굴비의 눈을 유심히 본다. 동그랗고 까만 눈동자가 박제되어 굳은 듯 부릅뜨고 있는 굴비의 눈에서 많은 것을 느낀다. 굴비의 눈은 드넓은 바다에서 자유롭게 살다가 그물에 잡혀 배로 끌어올려지던 시간의 고통과 억울함을 담고 있다. 또 한편으로 ‘내 살을 내어줄 테니 당신은 건..

기고 2022.02.23

굴러온 돌과 박힌 돌[미래교육신문 박철한수필]

가을 깊은 어느 날에 산으로 향했다. 저만치 보이는 산록은 엊그제까지도 울긋불긋 화려하던 단풍이 어느새 희멀거니 빛을 잃어 상록수만 청청하다. 산 아랫마을 수호신인 냥 입구에 서있는 벅수의 감시를 받으며 고샅을 지나 밭뙈기와 이어진 버덩에 이르니 골바람에 사락거리는 잡풀이 싱둥하기만 하다. 산으로 들어서자 늦가을의 정취에 정겨움이 가득하여 초입에서부터 취한다. 그 멋거리지고 미묘한 정취를 경화수월(鏡花水月) 서정으로 표현하지 못함이 아쉬울 따름이다. 한참을 오르다가 등줄기에 땀이 후줄근하여 근처 계곡의 실도랑으로 내려갔더니 가재가 눈에 띤다. 눈이 저절로 휘둥그레졌다. 참으로 얼마만인지 기억조차 없으나 어린 시절에 보고 여태껏 못 보았으니 그동안 강산이 변해도 여러 번 변했으리라. 어찌나 반가워 한참을 ..

기고 2022.02.23

대변동: 위기, 선택, 변화[미래교육신문 최서윤기고]

“위기는 중대한 고비 혹은 결정적 순간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그 ‘순간’의 전후 조건이 ‘많은’ 다른 순간의 전후 조건과 ‘확연히’ 달라지는 전환점이라는 뜻이다” 이 책은 세계적 석학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위기로 가득 찬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개인과 국가가 선택할 변화와 방향을 제시한다. 저자는 개인의 위기를 넘어 국가의 위기를 중심으로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하며 변화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위기는 무엇이며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서 변화를 모색할 것인지 생각하게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세계가 위기 상황에 처했다.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지금도 고통받고 있다. 사람들의 일상은 코로나로 인해 크게 변화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

기고 2022.02.23

난독증[미래교육신문 김미수필]

슬기는 초등학교 5학년이었다. 또래의 아이들에 비해 체격이 컸다. 잘 구워진 고구마 빛깔처럼 건강한 피부에 이목구비가 반듯했고, 눈매가 웃고 있는 듯 서글서글해 보였다. 지역아동센터에 그림책 읽어주기 수업 때 슬기를 처음 보았다. 슬기는 첫 수업 때부터 태도가 산만했다. 쉬는 시간에 다른 친구들이 들어올 수 없게 앞 책상과 뒷줄의 책상을 붙여 놓았다. 친구들이 책상을 밀어 자리 정돈하려 하면 힘으로 다시 밀어 버렸다. 저학년 동생들이 놀고 있을 때 뒤에서 밀어 갑자기 넘어진 아이의 우는 소리와 고함으로 소란스러웠다. 슬기는 에너지가 넘치는데 놀아주는 친구들이 없다 보니 내게도 덤비듯이 다가왔다. 수업하기 위해 가져간 준비물을 순간에 엉망으로 만들어 버렸다. 왜 남의 허락도 없이 이렇게 만들어 버리는 거냐..

기고 2022.02.23

토종닭[미래교육신문 김미수필]

토종닭 한 쌍이 우리 집 마당으로 이사를 온 날이었다. 토종닭은 구멍 뚫린 빈 라면 박스에 담겨 있었다. 몇 번에 걸쳐 부탁한 토종닭이고 보니 반갑기 그지없었다. 토종닭은 다른 닭들과 쉽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다. 당분간은 따로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거였다. 토종닭 주인이 빈집 여기저기를 살펴보더니 예전에 외양간이었던 곳을 선택했다. 토종닭집으로는 바닥이 흙이나 모래가 있는 곳이 적절하다는 거였다. 그곳에서 박스에 든 토종닭 한 쌍과 만나게 되었다. 다른 닭들과 다르게 모양새가 작았으며 색채도 화사했고 몸체도 날렵했다. 보통의 닭은 새로운 환경에는 한쪽 구석진 곳으로 몸을 숨기건만 토종닭은 당당했다. 두리번거리는 눈망울은 사람과 맞닥뜨린 쥐의 눈망울처럼 반짝거렸다. 토종닭의 주인은 사라져 가는 토종..

기고 2021.12.09

격몽요결(擊蒙要訣)[미래교육신문 최서윤기고]

“처음으로 공부를 하려는 사람은 반드시 어떻게 공부를 할 것인지 뜻을 먼저 세워야만 한다. 반드시 스스로 성인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한 개의 터럭만큼도 자신의 능력을 낮게 보고 그 목표부터 물러서거나 다른 일로 미루려는 생각을 지녀서는 안 된다.” 격몽요결은 조선시대 유학자인 율곡 이이 선생이 42세에 처가가 있는 황해도 해주에서 머물 당시 학문을 청하는 사람들에게 가르칠 교재로 직접 쓴 책이다. 서두에 쓴 글은 제1장 ‘공부하려는 뜻을 먼저 세워야 함(立志)’의 첫 문장이자, 이 책의 첫 시작이다. 아마도 율곡 선생이 이 책을 통해 하고자 하는 말의 핵심이자 최우선된 가치가 아닐까 생각했다. 내가 평소에 공부를 하면서 ‘나는 왜 공부를 하는가?, 이렇게 공부해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힘든데..

기고 2021.12.09

화재위험 3대 겨울 난방용품 안전하게 사용하기[미래교육신문 안재용기고]

차가운 바람이 살을 에도록 불어오는 겨울이 찾아왔다.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자연스레 난방용품 사용이 늘어난다. 전기장판은 필수품이 됐고 화목보일러를 설치하는 가정도 최근 부쩍 늘었다. 겨울 난방용품은 안전하게 사용하면 따뜻한 일상을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자칫 큰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사용이 많이 늘어난 전기장판, 전기열선 그리고 화목보일러 등 이 세 가지 난방용품이 화재위험 3대 겨울용품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전남의 최근 3년간 난방기구가 화재의 원인이 된 사례를 살펴보면 전기장판 관련 39건, 전기히터 34건, 전기열선 10건, 화목보일러 71건으로 총 154건이 발생했다. 따라서 화재위험 3대 겨울용품을 사용하기 전 안전매뉴얼 숙지가 필요하다. 첫째, 전기장판은 KC마크와 EMF마크가 있는..

기고 2021.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