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나한테서 조금 떨어져서 바로 그렇게 풀밭에 앉아 있어. 난 곁눈질로 너를 볼 텐데, 너는 말을 하지 마. 오해의 근원이야. 그러나 하루하루 조금씩 가까이 앉아도 돼......”
생텍쥐베리의 소설 ‘어린 왕자’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이라는 별칭이 있다. 왕자는 자신의 별을 떠나 여행을 다니면서 각자의 생각과 욕심에 사로잡혀 다른 것을 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인물(어른)들을 만나게 된다. 별에 혼자 살았던 왕자는 다양한 인물들을 접하면서 세상을 알아간다. 순수함을 잃어간다고도 볼 수 있다. 왕자가 만났던 여러 인물 중 왕자의 마음을 깨닫게 한 것이 여우다. 위 문장은 여우가 왕자에게 자신의 친구가 되어 달라며 했던 말이다. 소중한 것과 함께 있기 위해서는 기다림이 필요하다. 하루하루 조금씩 다가서야 할 것을 한 번에 얻으려고 하니 오해와 원망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주인공 어린 왕자는 여러 별을 여행하면서 자신의 별에 두고 온 자신을 불행하게 했던 꽃 한 송이를 그리워한다. 별을 떠나기 전, 꽃이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 어린 왕자는 감탄했다. 그러나 꽃은 곧 왕자를 번거롭게 했고 진실되지 않은 말로 그를 오해하게 했다. 하지만 왕자는 여러 별을 여행하면서 자신의 별에 있었던, 길들어진 활화산과 사화산, 바오밥나무 싹, 한송이 꽃의 소중함을 알아간다. 너무나 그리워 돌아가고 싶지만 왕자는 뱀의 도움을 받아 죽음을 선택한다. 생텍쥐페리는 독자들에게 사막에 가면 찾아보라며, 왕자와 만나고 헤어졌던 곳의 풍경을 그려 놓았다. 작가는 우리에게 자신과 왕자처럼 후회하지 말고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인내하며 보이지 않는 것을 볼 것을 권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어린 왕자가 만난 어리석은 왕이나 무책임한 술꾼, 무엇이든 계산하며 소유하려고만 하는 사업가처럼 살고 싶지 않다. 또한 어린 왕자처럼 소중한 것을 잃고 난 후 후회하는 슬픔어린 사람도 되고 싶지 않다. 나는 내게 소중한 사람들을 아끼며 기다릴 줄 아는 여우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것의 진실을 보지 못한다. 순수한 이 세상의 어린이들도 결국 보이는 것만을 믿는 어른들과 살면서 똑같은 어른이 된다. 하지만 최소한 나에게 소중한 것들의 보이지 않는 진실을 알아봐 주기 위해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어린왕자는 이렇게 어른이 된 우리에게 작지만 큰 이야기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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