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울 기회를 놓친 고령의 학습자들과 수업을 하다 보니 참 안타까운 사연들이 많았다. 학습자들은 몸이 불편해 걷는 것도 힘들지만, 배움에 대한 열의만은 오뉴월 장작불보다 뜨겁다. 학습자들은 오로지 한글 공부만이 당신들이 인정하는 공부였다. 미술, 노래 수업은 공부가 아니다. 다음날 미술 수업이라 미리 알려 드리면 교실이 텅텅 비기까지 한다. 연간 계획된 수업이기에 중간에 취소가 어려워 진행이 되면, 왜 그런 쓸데없는 것을 가르치느냐며 되레 호통을 친다. 학습자들은 공부에 포한 진 까닭에 그런가 싶기도 하다. 학습자들은 화장실에서 앉아 있는 시간도 아까워 쏜살 같이 뛰어온다. 온전하지 못한 걸음걸이로 급하게 서두르는 모습이 칠판 앞에서 서있는 내 눈에 훤히 다 보인다. “왜 위험하게 달려오는 데요.” 했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