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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소리[미래교육신문 최성광기고]

미래뉴스입니다 2022. 4. 20. 15:38

최성광(광주광역시교육연수원, 교육학 박사)

세상이 온통 봄기운으로 가득하다. 새하얀 목련이 귀하고 부드러운 꽃잎을 눈부시게 피어 올리고, 연분홍 벚꽃은 소담소담 피어 온 세상을 환하게 만들고 있다. 아름답고 찬란한 꽃잎은 지고 난 자리에 연둣빛 여린 잎들이 수줍은 듯 얼굴을 빼꼼히 내밀며 가지 곳곳에 생기를 주고 있다.

봄이 왔다. 봄은 긴 겨울의 끝에 어느샌가 우리를 찾아왔다. 혹한의 추위와 고통이 지난 후 찾아오는 따스한 계절. 겨울은 모든 것이 움츠러들고 생기가 사라진 멈춤의 시간이다. 그 시간 동안 생명체는 숨죽이며 다시 피어날 봄을 기다린다. 그렇게 봄이 우리에게 왔다.

비단 봄은 계절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봄은 오랜 기다림 끝에 민주주의로 찾아 왔다. 탄압과 독재의 시기, 대중은 폭압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며 저항했다. 핍박과 억압 속에서 끊임없이 민주주의를 외쳤던 수많은 열사와 투사들이 있었고, 그들의 피를 먹고 자란 민주주의라는 나무가 봄과 함께 찾아 왔다. 이제 우리 사회는 더 성숙한 민주주의를 만들어 가며 봄을 넘어 여름의 울창한 숲을 만들고 있다.

코로나19의 겨울도 이제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참으로 길고 추웠던 시간이었다. 코로나19로 학교가 멈추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는 등 사상 초유의 일들이 일어났다. 사람 간 관계가 멈추었고, 경제활동도 저하되었다. 소상공인들의 고통은 깊어만 갔고 사회적 약자의 삶은 더욱 힘들어졌다. 코로나19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세계는 긴 겨울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리고 이제 조금씩 회복의 기운이 돌고 있다. 오미크론 바이러스는 여전히 기세를 부리고 있지만 사람들은 조금씩 일상을 회복하고 있다. 특별할 것 없어 평범하기만 했던 우리의 소소한 일상이 너무나 소중했음을 지난 시간 동안 뼈저리게 느껴야 했다. 이제 그동안 멈췄던 것들을 하나둘씩 다시 잇고, 다시 움직이며 우리 삶에 활기를 찾아가는 시간이 오고 있다.

그래서일까? 이번 봄은 유난히 더 찬란하고 반갑다. 올해 핀 벚꽃은 더 영롱하고 깨끗하며 소복한 것 같다. 마음이 몽글몽글한 게 감성이 충만해진다. 올해 핀 벚꽃이 작년에 핀 벚꽃과 뭐 그리 다를까 싶지만 마음으로 다가오는 감성의 정도가 다르다. 아마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서 그러지 않을까? 나뿐만 아니라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올해 봄은 더 생동감이 느껴진다고 하니 아마도 사회적 집단 감성이 작동하는 것 같다.

학교 현장도 빨리 봄이 오길 기대한다. 3월 신학기 오미크론의 거센 확산세로 학교 현장은 아비규환이나 다름없었다. 달라진 학교방역 지침으로 교사들은 학생들의 신속항원검사를 비롯해 각종 상황 보고 서식 등을 작성하며 수업을 준비했다. 교실에는 하루에도 몇 명씩 학생 확진자가 발생했고, 교사도 확진되기 일쑤였다. 그 와중에 대면수업이 강행되면서 교사들은 원격수업과 대면수업을 동시에 준비해야 했고 학생지도는 두 배로 힘들었다. 교사 확진자가 늘면서 동료 교사들의 보결수업 시수가 폭증했고, 그나마도 감당하기 어려워 외부강사를 채용했지만 강사를 구하기 힘들어 학교는 큰 어려움을 겪었다.

감염 확산세가 꺾이면서 학교 상황도 점차 나아지고 있다지만 여전히 교실에서는 교사와 학생들이 감염병과 싸우며 공부하고 있다. 학교의 진정한 봄은 길가에 핀 벚꽃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교실에서 마스크를 벗고 밝고 활기차게 공부하고 뛰놀 수 있을 때 오늘 것이다. 봄이 깊어 간다. 우리 아이들의 교실에도 하루빨리 봄이 찾아오길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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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소리

최성광(광주광역시교육연수원, 교육학 박사) 세상이 온통 봄기운으로 가득하다. 새하얀 목련이 귀하고 부드러운 꽃잎을 눈부시게 피어 올리고, 연분홍 벚꽃은 소담소담 피어 온 세상을 환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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