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취임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했다. 지난 지방선거에는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광역의회의원과 기초의회의원, 국회의원 보궐선거까지 다양한 선거가 동시에 이루어진 만큼 유권자들은 여러 장의 투표용지를 받아 들고 신중한 선택을 해야 했다. 지방선거는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와 달리 시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생활 정치를 펼치는 사람을 뽑는다는 점에서 다른 선거보다 가벼울 수 없다.
이번 선거는 다른 선거에 비해 투표율이 높지 않았다. 전문가들이 여러 원인을 분석해 내놓고 있지만 갈수록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혐오가 커진 탓이라 생각한다. 정치의 중심은 국민이어야 하며, 정치인은 국민의 삶이 보다 나아지도록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정치는 국민의 삶과 괴리된 채 그들만의 권력 투쟁으로 흘러 국민의 실망과 무관심을 키우게 되었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정치를 넘어 국민의 삶에 밀착된 생활 정치와 생활 행정의 책임을 맡는다. 광역시장과 도지사를 비롯해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등은 해당 지역민의 일상과 소소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역할을 맡게 된다.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보다 생활밀착형 정책을 통해 지역민의 삶을 윤택하게 할 수 있는 권한과 책무를 갖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방선거에서 뽑힌 당선자들은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그 직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그중 교육감은 지역의 교육을 책임진다는 의미에서 그 어떤 자리보다 중요하다. 교육은 단시간에 성과와 결과가 드러나지 않지만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점에서 미래를 결정하는 큰 역할을 한다. 사람이 바뀌면 문화가 바뀌고 문화가 바뀌면 사회가 바뀐다. 교육은 사람을 바꾸는 활동이며, 어떤 가치와 철학을 담아 교육하느냐에 따라 학생들의 가치관과 성향이 바뀔 수 있다.
교육은 사람과 사회를 바꿀 수 있는 통제 기제로 활용되었다. 프랑스 철학자 알튀제(Althusser)는 권력자가 자신의 권력 유지를 위해 교육을 활용해 이데올로기적 지배와 통제를 실시한다고 하였다. 이는 교육이 정치에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전체주의 국가에서 교육을 체제 유지와 이념 주입에 활용한 사례는 전 세계 역사에서 매우 자주 발견된다. 우리나라도 한때 국민교육헌장을 비롯해 유신 체제와 군사독재를 미화하는 도구로 교육이 사용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역으로 교육이 사회를 바꿀 수도 있다. 취지가 어떻든 교육은 사람들의 비판의식과 자의식을 높이는 촉진제가 되었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자연스럽게 민주성과 주체성을 요구하는 민주주의를 실천하게 만들었다.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통해 볼 때 교육은 사회를 바꾸는 초석으로 작용했다.
교육은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며, 교육감은 한 지역의 교육을 책임지고 운영한다. 그만큼 교육감의 책무와 역할이 크다. 교육감은 지역민의 교육에 대한 요구와 바램을 정책에 담아 좋은 교육을 실천해야 한다. 교육은 그 어떤 조건과 배경보다 그 중심에 아이들이 있어야 한다.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실현시켜 줄 수 있는 교육이 진짜 교육이다. 이제 새롭게 선출된 교육감은 현장에서 더 많이 듣고 더 많이 뛰며 아이들이 꿈꾸는 미래가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새로운 교육을 열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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