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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곳이 달라도 치료는 평등해야 한다[대일외국어고등학교 최서윤 기고]

미래뉴스입니다 2021. 9. 16. 10:18

최 서 윤 (대일외국어고등학교 2학년)

지방에 사는 중증환자 중 다수는 서울에 있는 큰 병원에서 수술을 한다. 광주광역시에 사시는 내 어머니도 7년 전 복부에 종양이 생겨 서울에 있는 한 대학병원에서 수술하셨던 경험이 있다. 당시 어머니는 각종 검사와 수술을 위해 광주에서 서울을 수차례 왕복하며 힘들어하셨던 기억이 생생하다. 다행히 지금은 완쾌되셨지만 단 몇 분 동안 진료를 받기 위해 서울까지 다니셨던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지금도 지방에 사는 많은 환자들이 서울에서 진료와 수술을 받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중증질환자 61.6%가 거주지역이 아닌 서울 대형 상급종합병원에서 수술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치료 가능한 질병으로 사망하는 비율이 인구 10만 명당 서울이 44.6명인 것에 비해 경북 57.8명을 비롯해 전국 평균 52.3명으로 서울과 지방 간 의료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한편 인구 1만 명당 의사 수는 서울 30.6명, 경기 21.6명에 비해 세종 0.3명 제주 1.1명 등으로 지역 간 의사 인력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이처럼 지역 간 의료 격차가 커지면서 지방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서울 쏠림현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으며, 지방 의료는 갈수록 열악해져 지역 간 의료 격차로 인한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

물론 정부도 의료 격차로 인한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그동안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였다. 그러나 정부 정책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지역 간 의료 격차로 인한 의료 불평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정부는 전국적으로 공공의료기관을 확대하고 있지만 의료 현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기에 지원 정도가 약하고,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등은 의사 및 의대생들의 반대에 부딪혀 정책이 좌초되기도 하였으며, 매년 책정되는 의료 수가는 투여한 비용보다 적은 비용의 보상을 받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따라서 의료 격차로 인한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의료 현장의 현실을 반영한 정책을 개발하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 정책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책을 개발할 때는 구성원의 목소리와 의견을 충분히 듣고 문제를 파악한 후 현장에 기반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모든 국민은 평등하며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우리나라는 헌법 제11조①항에 모든 국민이 어떠한 불평등도 받지 않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생명은 모든 것에 가장 우선하며, 생명을 다루는 의료 행위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경제적, 사회적 여건 및 지역에 따른 의료 불평등이 존재해서는 안 되며, 국가는 이러한 의료 불평등을 해소하고 모두가 평등한 의료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비록 나는 고등학생이지만 지방과 서울에서의 삶을 동시에 경험하며 지역 간 불평등을 여러 영역에서 느끼고 있다. 그중에서 의료와 교육 시스템은 한 국가의 민주성과 복지수준을 판단하는 잣대가 된다. 특히 의료는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사회제도로서 모든 국민은 차별 없는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 생명이 위급한 순간에 적절한 처치를 받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모든 국민들이 공평하게 누려야 한다.

아픈 것도 서러운데 사는 곳이 지방이라 치료도 힘들다면 그것만큼 안타까운 일이 없을 것이다. 지방이 살아야 서울이 산다. 사는 곳이 달라도 치료는 평등해야 한다. 지역 간 의료 불평등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가는데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요한 사회적 과제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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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곳이 달라도 치료는 평등해야 한다

최서윤(대일외국어고등학교 2학년) 지방에 사는 중증환자 중 다수는 서울에 있는 큰 병원에서 수술을 한다. 광주광역시에 사시는 내 어머니도 7년 전 복부에 종양이 생겨 서울에 있는 한 대학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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