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광(광주광역시교육연수원 교육연구사, 교육학 박사)
그릿(GRIT)
영어에 ‘Grit’이라는 단어가 있다. ‘기개’, ‘투지’라는 의미인데, ‘grit your teeth’(이를 악물다)라는 숙어 형태로 사용된다. 최근 ‘그릿(GRIT)’은 미국 심리학자 앤젤라 더크워스가 2013년 TED 강연에서 소개한 이후 성공과 성취를 끌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투지 또는 용기를 뜻하는 개념화된 형태로 사용되고 있다. 그릿은 단순히 열정과 근성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담대함과 낙담하지 않고 매달리는 끈기 등을 포함한다. 더크워스 교수는 그릿의 핵심은 열정과 끈기이며, 몇 년에 걸쳐 열심히 노력하는 것으로 재능보다 노력의 힘을 강조한다. 즉 평범한 지능이나 재능을 가진 사람도 열정과 끈기로 노력하면 최고의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어떤 일에 성공을 이루기 위한 나름의 법칙과 격언, 자기관리와 환경 등에 대한 이야기는 넘쳐난다. 10여 년 전 대히트를 했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비롯해 자신의 성공담을 담은 유명인들의 자서전 속에서 성공을 위한 가치와 방법 등은 무수히 소개되었다. 그 만큼 성공과 성취를 이끌어내는 가치는 매우 다양하다는 의미이다. 한 개인의 성공과 성취는 타고난 머리, 건강한 신체, 철저한 시간관리, 할 수 있다는 정신력, 자기관리, 목표를 향한 노력 등 무수히 많은 요소와 가치덕목 등이 융합되어 만들어 내는 것이다.
반면 시대에 따라 핵심적인 가치는 조금씩 변하는 것 같다. 과거 한석봉의 사례처럼 뼈를 깎는 노력이 중요한 시대가 있었다. 그 때는 ‘4당 5락’(4시간 자면 합격, 5시간 자면 불합격)이 통하던 시기로 무조건 시간을 투자해 노력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한때는 조기교육이 중요했던 적도 있었다. 당시 김연아, 박태환 등 젊은 스타들이 언론에 주목받으면서 조기교육으로 성공하기 위해서 ‘10살 때부터, 하루 10시간 이상, 10년 간 꾸준히’라는 ‘성공 10-10-10’ 법칙이 유행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사회가 다변화하고 성공의 영역도 다양화되면서 창의성이 강조되는 것 같다. 창의성은 미래사회 핵심가치로 꼽히며 성공과 성취를 위한 그 어떤 가치보다 우선해 학교교육에서부터 강조되고 있다.
그럼에도 ‘그릿’이 성공과 성취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불변의 진리인 듯하다. 과거 에디슨은 ‘99%의 노력’을 강조하며 이 시대 ‘그릿’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디지털 중심 사회로 전환 중인 현대사회에서도 성공을 위한 ‘그릿’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 MS의 창업자 빌게이츠,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을 비롯해, 한 달에 수십억을 버는 유튜버들, 한류를 이끌고 있는 세계적인 그룹 BTS 등 이 시대 성공한 사람들도 수많은 실패와 역경 속에서 좌절하지 않고 꿋꿋한 의지와 노력으로 성공 신화를 만들었다. 결국 ‘그릿’은 과거, 현재, 미래 사회까지 성공과 성취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따라서 ‘그릿’을 키우기 위한 교육은 유년시절부터 시작해야 한다. 다양한 진로교육과 체험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양성의 가치가 중요한 미래사회에서 성공의 영역도 다양할 것이므로 아이들이 자신의 영역을 깊게 연구하고 실행하면서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칭찬과 격려로 긍정적인 자극을 주어야 한다. 또한 도약을 위한 도전과 과제를 제시하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며, 실패했을 때 일어서서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근성과 끈기 등 감정의 근력을 키워주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학교를 넘어 가정과 사회가 함께 할 때 아이들의 ‘그릿’은 보다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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